@20150724_둘째날
울릉도에서의 둘째날이 아침이 밝았습니다앙.
일어나자마자 창문부터 열어 본 나는 내 눈에 담긴 이 풍경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길 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담하고 깔끔한 도동마을 참 이쁘다.
안개가 자욱하게 껴 산 위에 걸쳐있다.
원래 오늘은 독도가는 날이었는데 기상악화로 인해 일정이 변경됐다.
안개가 너무 많이 끼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독도!!!!!!!!!!!!!!! 내 독도!!!!!!!!!!!!!!!!!!!!!!!!!!! 독도독도!!!!!!!!!!!!!!
독도를 못가다니!!!!!!!!!!!!!!!!!!!!!!!
떠날 때까지 독도를 못간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지만 난 괜찮았다.
나의 울릉도 여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기 때문에,
해마다 울릉도 여행 올거기 때문에,
울릉도에서만큼은 우주최고무한긍정녀로 변신했기 때문에,
그저 울릉도에 있다는 것 자체로도 나는 충분했다.
그렇게 육로관광 A코스를 먼저 밟기로 한다.
잠깐 정차하고 사진을 찍었다.
멍하니 일렁이는 파도만 바라보고 있어도 시간이 잘갔다.
나를 삼킬 것 처럼 몰아치는 파도.
안개가 잡아먹은 산봉우리
폭포 남부럽지 않게
바닥에 뚫려있는 몇 개의 구멍으로 이렇게 바닷물이 터져나온다.
후후
세 갈매기. 부럽다 너희들. 이런 곳이 너희들의 집이라니.
거품같아.
근데 이 바위 이름이 뭐였더라.......?
파노라마로도 찍어보고
우악 넘실거리다가 넘쳐나오는 바닷물
바위 위에 올라가서 찍었는데 바닥에 있었으면 무릎까지 홀딱 젖을 뻔 했다.
성난 파도구경을 마치고 다시 출발한다. 울릉도에는 신호가 몇 개 없었지만 이렇게 도로 하나를 이용한다.
빨간불이 켜져 있으면 오는 차가 없더라도 절대 직진하면 안된다.
신기했어.
다시 이동하다가 만난 바위
사자바위라는데 사람 옆모습 같다.
바다에서 볼 땐 사자모양이라고.
안개가 껴도 멋있다.
육로코스는 중간중간 내리고 싶은 곳이 많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차에서 찍다보니 사진이 이렇슴.
이 나무 열매는 관절염과 전립선에 좋다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여행사 패키지가 그렇듯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전략을 시전하기 위해 울릉도엿공장에 도착했지만
나는 엿공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엿공장보단 드넓게 펼쳐진 동해바다를 보기 위해 거센 바람을 뚫고 바다를 감상했다.
중간에 찍힌 하얀 점같은 것들은 백파라고 한다. 아마도 거센 바람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현상이겠지.
울릉도 호박엿을 미국 캐나다로 수출한다네요.
기사님이 챙겨주셔서 엿도 하나 먹어봤는데 맛은 음..... 왠지 건강에 좋을 것 같은 호박엿맛?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다는데 음...... 달라붙습디다.
다시 나의 시선은 바다로.
쪼금씩 날이 개고 있는 것 같다.
코끼리 바위.
맘모스같은데.
예림원.
타지 분이 들어와서 40억을 들여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울릉도 경치 빼고는 볼 건 없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동굴을 지나
들어가면 이렇게 큰 정원이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다.
이 나무는 그냥 찍어봤다. 왔으니까.
얼굴바위 전망대.
어디있죠? 얼굴바위 ㅠㅠㅠㅠㅠ 나타나라 얍
얼굴바위 대신 내 다리가 나타났네.
바닥이 뚫려있다. 후후후 이런거 좋아. 하나도 안무섭지.
오른쪽 옆에 쪼그맣게 맘모스바위도 보이고 바닷물 색깔이 너무 맘에든다. 짙다 짙어.
이 쪽은 시야에서 왼쪽 풍경.
하늘이 좀 맑아진 것 같지만, 반대편 하늘엔 먹구름이 시속 100km로(?) 지나가고 있다.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구름뭉치
내가 계속 밟고 온 해안도로가 바다와 붙어있어 예술이다.
크~~~~ 다음 울릉도 여행엔 꼭 자유여행으로 와서
차를 가지고 들어오던지, 렌트를 꼭 해서 내가 가고싶은 곳,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
사진도 찍고 전부 다 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울릉도 오면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
호박식혜랑 더덕쥬스.
일단 호박식혜를 주문했다.
이건 무슨 술이지?
호박식혜를 입에 물고 맘모스바위랑 건배 읭?
이제 막 내맘대로 맘모스바위란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치가 좋아요.
다이빙 하고싶다........
위에서 말했던 반대쪽 하늘
저 구름이 겁나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흩어지고 다시 뭉치면서 지나간다. 하늘 구경도 오래했다.
"나를 바라보는 그대가 바로 부처다"
니예니예~~ 알게쯉니다.
내 마음이 어떻냐에 따라서 타인의 얼굴이 부처님으로 보일수도, 살인자로 보일수도, 하나님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거겠지.
내 마음은 지금 어떠할까?
울릉국화라길래 찍어봤는데 도무지 어떤 것이 울릉국화인지는 식별불가능
내려가는길
계속해서 내려가는길. 진한 레드난간이 맘에 들어.
예림원을 나와서 찍은 구름사진. 어느새 날이 개는 것 같았다.
예림원을 둘러보고 간 곳은 나리분지였다. 울릉도의 분화구인 곳으로 60만평의 크기에 주민 30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나리분지 볼 거 1도 없다고 하시는데 나는 생각이 달랐다.
무한울릉도교를 대표하는 시민으로서 울릉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워 마땅하다.
뭐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나는 이 섬이 존재할 수 있도록 화산활동의 과정으로 생겨난 이 분화구가 그저 신기했고
이렇게 거대한 크기로 존재한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자연의 위대함에 놀라웠다.
그런데 날씨때문에 경치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냥 나는 나리분지 구름 속에 있었다. 구름밖에 없어.
나리촌에서 씨껍데기술에 더덕파전을 먹었다.
크~~~~~~~~~~~~
맛있당. 두 잔을 홀랑 비웠다.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는데 사람이 1도 없어서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냉동실같던 나리분지의 바람
모노레일'-' 타보고 싶다. 농사할 때 사용하는건가봉가
바람부는 나리촌을 벗어나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으음 근데 그 술 두 잔 마신 것 때문에 뭔가 몽롱해지는 기분이다. 나 지금 취하는거니.
음냐음냐 거리면서 창 밖을 보는데 배가 들어오고 있다.
뭐지 오늘 전부 결항이라고 나 독도도 못갔는데 뭐지 이 배는
바다의 신이 허락한 밴가
스킨스쿠버 하시는 듯?
나도 담에 오면 꼭 해봐야지. 꼭!!!!!!!!!!!!!!!!!!!!!!!!!!!!!!!!!!!!!!!!!!!!!!!!!!!!!!!!!!!!!!!!!!!!!!!!!
귀여운 맘모스 바위의 뒷 쪽인 저거 꼬리같다.
상상력 풍부한 kimkong
4시간의 육로코스를 마치고 숙소에 잠깐 들렀다.
씨껍데기술 기운에 십분만 누워있어야지 했던 나는 삼십분을 자버렸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일어나서 육로관광 B코스 관광을 위해 룰루랄라 나왔다.
내수전 전망대 올라가는 길이다.
뭐 사진으론 그저 날이 좋아보이지.
하지만
네 그렇숩니다.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숩니다.
바람이요? 나리분지에서보다 두 배로 붑니다.
내수전 올라가는 내가 날라갈까 걱정해주시던 기사님.....
그 정도는 아니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무들 사이사이 모여있던 구름들과
거센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들이 내는 소리가 쫄릴만큼 무서웠다. 이 소리를 녹음해왔어야 하는건데.
완전 지릴뻔.
아 녹화해온 동영상이 있구나.
귀신나올 것 같다.
힝 암것도 안보인다.
그래도 멋있쮸?
오늘 관광의 마지막 코스는 봉래폭포다.
여기서 소변보시면 안되요. 상수원 보호구역이예요.
울릉도민이 마시고 사용하는 물을 오염시키지 맙시당.
올라다가다 만난 풍혈. 천연 에어컨. 진짜 시원했다.
근데 올라가느라 힘들었는지 사진이 흔들렸네.
근데 가도가도 끝이 없다.
코스A보다 훨씬 힘들었다. 왜케 멀어 ㅠㅠㅠㅠ
드디어 도착.
이정도구나, 제주도에서 봤던 폭포가 생각나면서.....
발도장 한 번 찍었다는 의미로.
하산.
울창하다 멋있어.
야 너 이렇게 길목 중간에 있으면 위험해.
내려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내려가면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계속 물어봤다
"여기서 얼마나 걸려유?"
5분이요 화이팅.
후달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옆방 총각과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그렇게 노래부르던 신애분식의 따개비칼국수는 아니었고
은소반의 따개비칼국수.
존맛 꿀맛이라고 써야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국물은 완전 시원했다!!!
해장하는 사람처럼 국물을 흡입했다.
음....... 신애분식 진짜 꼭 가서 먹어보고싶다. 궁금한 그 맛.
저녁을 먹고 포카리 한 캔 들고 산책.
낚시하는 사람들.....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기가 걸렸을 때 그 손맛이 좋아서 낚시를 즐겨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저 물고기들이 불쌍할 뿐............ 죄없는 물고기 입에 구멍을 내서...... 잔인해....
해안산책로를 가볼까 했는데 바람 많이 불어서 통제됐다.
오늘도 못가는구나.....
저긴데...............
바람은 불지만 파도는 잔잔해서 괜찮을 것 같은데.
게다가 내일 오후 5시에 떠나는 날인데, 배가 안뜰 수도 있다고 한다.
그 유명한 오빠믿지 수법????? 뭐어어어어어?????????????????? 배가 끊겨???????????????
대박...............
사실 뭐 배가 끊겨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섬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여긴 울릉도잖아?
한 번쯤 섬에 갇혀보는 것도 추억이 될 것 같고 어차피 끊겨도 주말이라 부담도 없고.
아직 둘러보지 못한 곳이 더 많고 가고싶은 곳도 많은데 다 가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말이다.
오히려 신났다.
후훗 우주최강세계최고파워긍정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찾아온 도동의 밤.
술을 안마실 수 없잖아.
반달을 보며, 바닷소리 들으며, 팩소주를 쪽쪽 빨았다.
그리고 숙소로. 알찬 하루였고 행복한 울릉도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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