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공덕

붓다 2016. 4. 16. 23:38

 

 

 

참회의 공덕    - 우룡스님 
 

 


내가 잘 알고 있는 부산 할머니의 체험담입니다. 
 
할머니의 남편은 할머니가 미처 서른이 되지 않았을 때 아들 셋을 남겨두고 먼길을 따나셨습니다. 
 
홀 어머니가 된 그녀는 아들 셋을 대학까지 보내느라고 갖은 고생을 다 했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공사판에 뛰어들어 들을 소리, 못들을 소리 다 들으면서 한푼 한푼 돈을 벌어 자식들을 먹여 살리고 대학을 졸업시켰습니다. 
 
마침내 맏아들은 취직을 하였고 며느리를 새 식구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눈에는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들을 빼앗긴 것 같은 생각이 은근히 일어나는 데다, 음식 솜씨까지 엉망인 며느리가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하루 아침에 어떻게 우리 가족 구미에 맞는 음식을 만들 수 있으랴. 적어도 몇 년을 걸리겠지"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도 홀로 애써 키운 아들을 빼앗긴 듯한 감정 때문에 편하지 못하였고, 며느리 또한 먹는 음식으로 잔소리를 듣다보니 마음이 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차츰 고부 간의 골은 갈수록 깊어갔습니다. 
 
이윽고 할머니는 며느리의 꼴도 보기 싫은 지경에 이르렀고, 툭하면 며느리를 꾸짖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안정되면 후회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 아이도 내 자식인데 왜 이토록 미워하는 것일까? 내 마음 씀씀이가 어찌 이리도 고약한가?" 
 
후회도 하고 "잘 해주어야지" 하는 결심도 자주자주 하였지만 때때로 벌컥벌컥 일어나는 섭섭한 감정, 무엇인가를 빼앗긴 것 같은 허전한 감정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고부 간의 싸움음 차츰 아들 내외 간의 싸움이 되었고, 마침내 어머니와 아들의 싸움으로 번져갔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결심을 하고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집을 나가야 할까보다." 
 
"어머니, 어머니는 한평생 고생만 하셨습니다. 이제 부터는 편안히 쉬셔야지요. 
 
어머니! 제가 장가를 간 것도 오로지 어머니를 편안히 모시고자 해서입니다. 그런데 집을 나가시겠다니요? 
 
어머니가 집을 나가신다면 저는 더 이상 살지 않겠습니다. 제가 먼저 죽을 거예요." 
 
아들의 간곡한 만류로 부산 할머니는 떠나지 못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며 살았습니다. 
 
어느덧 부산 할머니는 70줄의 나이에 들어섰고, 아들과 며느리도 50에 가까웠으며 손자들도 많이 자랐습니다. 
 
할머니는 다시 아들에게 청하였습니다. 
 
"나도 이제 절에 가서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하며 지내고 싶으니 허락해다오." 
 
할머니는 거처를 절로 옮겨 얼마 동안 편안히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할머니는 며느리와 다투는 꿈을 꾸었습니다. 
 
한참을 다투다가 할머니는 화가 불끈 치밀었는데, 머리 위로 쌍칼이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며느리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때마침 그 절에 법문을 하기 위해 갔던 나를 찾아와 지난 일과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스님, 내 마음속의 응어리가 풀어지고 마음이 풀어져야 나도 편안하고 자식들에게도 좋다고 하는데, 어찌 응어리가 이다지도 풀리지 않습니까? 
 
스님, 저는 이미 며느리와의 응어리가 다 풀어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며느리하고 다툴 때 쌍칼까지 솟앗으니.. 
 
내 가슴 속, 깊고 깊은 곳에는 아직도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남았는가 봅니다. 스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나는 할머니에게 평소에 '지장보살'을 외울 것을 권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저녁 예불 끝에 며느리가 있는 쪽을 향해 3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축원을 하도록 일러드렸습니다. 
 
"지난날 당신에게 잘못한 것을모두 참회합니다. 어떻든 우리가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니 나의 참회를 모두 받아주시고 당신도 푸십시오." 
 
약 2년 뒤, 법회가 있어 다시 그 절로 찾아간 나에게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스님, 참회의 영험이 그렇게 빨리 오고 그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스님께서 일어주신 대로 예불 끝에 3배를 하였더니 정말 응어리가 많이 풀어졌는지 며느리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아들은 바빠서 할 달에 한 번 보기도 힘들지만, 며느리는 먹을 것이랑 옷가지를 챙겨 주말마다 꼭 손자들을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집안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보고하고 이런저런 집안일을 의논합니다. 
 
스님, 참회의 공덕이 그렇게 휼륭한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살님, 계속 하십시오. 끝까지 그 참회를 계속하십시오." 
 
가족을 향한 참회의 절을 하면 나의 마음 깊은 곳에 뭉쳐있던 응어리가 저절로 풀어집니다. 
 
나의 응어리가 풀어지면 상대의 응어리도 풀어지기 마련이고, 서로의 응어리가 풀어지면 모두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 속에 부모나 남편, 아내, 시부모, 며느리, 사위, 아들, 딸 등에 대해 괘씸한 생각이나 섭섭한 감정이 있으면 그 분이 있는 쪽을 향해 절을 하십시오. 
 
정녕 우리가 참된 불자라면 가족을 향한 절을 통하여 인간의 참된 정을 느끼며 살아야 합니다. 
 
흐룻하고 즐겁고 좋은 것뿐인 참된 인정을 체험하며 살아야 합니다. 
 
참된 인정은 참된 성품과 통하는 것입니다. 
 
진정(眞情)은 진성(眞性)으로 이어지며, 인정이 진성으면 이어지변 도가 저절로 깊어지게 됩니다. 
 
그럼 가족을 향한 절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절의 횟수입니다. 절은 가족 한 사람에 대해 3배씩만 하면 됩니다. 
 
장소는 집이들 사찰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평소에 집에서 기도를 하면 집, 사찰에 가서 기도를 하면 사찰에서 하면 됩니다. 
 
곧 평소의 기도를 끝낸 다음 바로 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특별히 하는 기도가 없다면 천수경을 외우거나 오분향 예불을 올린 다음 절을 하여도 좋고, 반야심경 3편 또는 7편을 독송한 다음 절을 하여도 좋습니다. 
 
그냥 형편에 맞게 기도를 하고 절을 하면 됩니다. 
 
절 또한 상대방 앞에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한 그 자리에서 가족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려 한 사람에 대해 3배씩 절을 하면 됩니다. 
 
오히려 상대방 바로 앞에 가서 절을 하게 되면,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당황하게 만들고 스스로의 마음도 잘 모으지 못하게 되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절을 하여 '나' 속의 응어리부터 풀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속으로 염하는 축원의 내용입니다. 
 
만약 가족 간에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경우라면,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당신의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소서.' 
 
서로 갈등이 있는 가족을 향해서는, '잘못했습니다. 세세생생 당신에게 잘못한 것을 모두 참회합니다. 나의 참회를 모두 받아주시고 마음을 푸십시오.' 
 
이렇게 3번씩 염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기간을 3년을 작정하고 하십시오. 
 
3년만 꾸준히 하면, 모든 응어리가 풀리고 서로의 막혔던 마음이 풀리면서 잘 통하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향해 3배를 드리고 축원을 하거나 참회를 하는 것! 이렇게 하는 것을 어렵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주저말고 실천해 보십시오. 
 
비록 3배의 절과 한마디의 축원이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모든 매듭이 풀리고 응어리가 녹아내립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따질 것도 아니요, 신분의 높고 낮음을 따질 일도 아닙니다. 
 
마음에 맺히고 걸리는 것이 많다고 느끼는 그 당사자가 먼저 절을 시작하면 됩니다. 
 
상대가 며느리면 어떻고 자식이면 어떻고 아내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절을 하고 참회를 하다보면 나의 감정이 아닌 인간의 참된 정을 체험하게 되고, 참된 인정을 느끼게 되면 언제나 흐뭇함과 기쁨과 평온함 속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가족들끼리 서로 절을 하며 살게 되면, 그 집안은 그야말로 극락으로 바뀝니다. 
 
가족을 향한 하루 3배씩의 절! 
 
이 속에서 부처님의 진정한 자비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속에서 나의 감정이 아닌, 참된 인정을 체험하게 됩니다. 
 
잘 생각하여 꼭 실천해 보기를 청하여 봅니다.

 

 

 

-우룡스님(울산학성선원,경주함월사)

 

출처 : 카카오스토리 자성불 https://story.kakao.com/ch/jsb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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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먼저 해준다. 그게 남에게 이끌리지 않는 주인된 삶이지. 귀격과 천격의 구분.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아니다. 어른다운 행위를 할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어른다운 행위 없이 나이만 먹었을 때는 그저 늙은이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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